이런 저런


  Kwon
 2011년 2월 5일 토요일-깨달음과 위안


연휴가 끝나가고 있다.
늘 그렇지만, 연휴를 기다리며 들뜬 마음을 다독거리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이다. 아쉽다, 너무나 아쉽다.

이번 연휴를 가만히 되돌아보았다.
연휴를 통해 내가 얻거나 깨달은 것이 무엇인가.

그 중 가장 큰 것으로 ‘그림 작업’에 대한 생각을 들 수 있을 거 같다.

그림은, 만화를 그리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지하철의 잔상을 그리는 것도,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그림을 창조하는 것도
내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다.
하지만 최근, 그러니까 어떤 ‘의미 있는’, ‘꼭 해야 하는’ 작업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는 그것으로 인해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림의, 만화의 원천적 요소인 ‘즐거움’을 뺀 채, 그저 ‘의무감’에 펜을 들고 있었던 거 같다.
하루 중 얼마 되지 않는 빠듯한 시간 속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앞세워 나를 몰아세웠다. 그렇게 조금씩 절벽 쪽으로 밀린 나는 그 아래의 아찔함을 보며 허둥거렸고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끊임없이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왜 이리도 게으른지’, ‘왜 이리도 열정이 약한지’ 쉬지 않고 나 자신을 질책하며..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시간을 쪼개서 계속한다는 것의 의미는 뭘까. 그것은 ‘즐거움’이다. ‘기쁨’이다. 나는 그 자리를 ‘의무감’과 ‘부채 의식’으로 채우고 있었다. 바로 거기에 있었다. 몰입하려 해도 몰입이 되지 않고, 작업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았던 이유가.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나는, 나의 그 ‘의미 있는’ 작업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내가 생각하는 형태로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 작업을 하는 펜에 붙어있는 ‘의무감’의 이름표를 떼고, ‘즐거움’과 ‘기쁨’으로 교체할 것이다.

연휴의 끝 무렵에 얻은 작은 깨달음, 이제 실험과 실천이 남았다.
해답을 이끌어준 친구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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