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Kwon
 벌써 2년, 나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님께


2년.
벌서 2년이 지났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그 날이 생각납니다.
버릇처럼 TV를 켜고, 뉴스 하단에 크게 뜬 파란색 속보 글씨를 확인하던 그 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무거운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고,
그 날 하루 업무를 끝난 후 친구를 만나
당신을 생각하며 잔을 들었죠.

그 날 새벽에 집에 들어가면서도 내내, 속에 뭔가 얹힌 듯,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하지만 울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당신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았고,
지난 30년 간 내게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친구가 펑펑 울며 전화를 했을 때
저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비로소 실감이 난 것이죠.

처음으로 벅찬 가슴을 안고 달려 나갔던 대통령 선거 투표장.
내 일처럼 분노하며 구호를 외쳤던 탄핵 시위 현장.
저는 당신을 너무나 좋아하던 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저는
그랬던 당신에게 배신감을 느껴 고개를 돌렸던 사람 중 하나였어요.
뽑아만 놓고, 이제 뽑아줬으니 당신이 알아서 잘 해보라던 무책임한,
도와주지는 않으면서, 참여하지는 않으면서 뭔가 하나 맘에 안 드는 걸 발견하면 남 못지않게 비난하던,
그런 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죠.

사람들은 수구 언론이, 더러운 검찰이, 나쁜 정치인들이 당신을 죽였다고 말했지만
당신은 제가 죽인 것이었습니다.
뽑아만 놓고 아무런 관심도, 힘도 실어주지 못한 우리가 죽인 것이었습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오랜 시간, 아무런 불평 없이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만화 ‘나의 대통령 나의 대통령 나의 대통령’은 그렇게 만들어졌죠.
2010년 5월에 1부를 완성하고, 2011년 이 날 모두 마무리를 지으려 했는데
제 능력의 모자람 탓에 늦어버리고 말았네요.

하지만 부족한 제게서 나온 만화에
적지 않은 불들이 공감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저 역시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지금은 말을 아낄게요.
내년 이맘 때, 2부를 모두 완성시킨 후 다시 당신께 편지를 띄우겠습니다.
약속드릴게요.

당신의 모든 것이 다 옳다고
당신의 모든 행동이 다 맞았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삶 앞에 진실했던 사람.
온몸으로 비상식을 거부했던 사람.
누군가 내게 ‘당신의 대통령은 누구입니까’ 묻는다면 대답할 단 한 사람.
나의 대통령.
나의 대통령.

노무현.

오늘 이 새벽.
당신이 너무나.

당신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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